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   전법에 의한 디지털콘텐츠   제작자의 보호와 그 문제점 

 

 

 

 

 

 

이춘수 예비판사

(수원지방법원)

 

 I. 들어가며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제3세대 이동통신 IMT-2000과 고화질 양방향 디지털 방송의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거래 및 유통의 가속화 또한 계속되고 있다. 재화의 제조, 생산, 수출이 경제성장의 주된 역할을 수행해온 산업사회가 21세기를 전후하여 정보화 사회로 진전함에 따라 디지털콘텐츠의 제작, 거래, 수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의 중요성은 점차 증대하고 있다. 디지털화된 콘텐츠가  광의의 정보콘텐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에 11.9%에 불과하던 것이 2001년에는 56.4%에 달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1)

   디지털콘텐츠산업은 소프트웨어기술, 통신기술, 콘텐츠제작기술 등의 정보통신기술과 창의력과 기획력 등의 무형적 요소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 및 지식 집약적 산업으로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적합한 핵심 산업이다. 또한, 가전, 반도체, 통신, 과학, 의료 등 주변산업에 지대한 파급효과가 있으며, 새로운 정보서비스를 촉발시켜 생산과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어 21세기의 새로운 경제성장엔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하드웨어와 정보통신 인프라에서 큰 성장을 이뤘고, 세계가 주목하는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많은 아시아 국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디지털콘텐츠 산업은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초기 단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수준이다. 규모 면에서도 200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시장의 2.3%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인프라는 세계선진수준을 갖추고 있으나 정보통신망을 통해 제공 또는 이용될 수 있는 내용물(contents)은 정보통신 인프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진정한 IT 강국의 건설은 하드웨어통신네트워크와 디지털콘텐츠가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때 가능하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구축한 정보통신 인프라가 선진국의 문화제국주의의 통로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콘텐츠 제작자의 법적 보호를 통하여 콘텐츠의 제작 및 이용 활성화를 가져와 정보통신망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문화주권을 한층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청에 부응하기 위하여 2002. 1. 14. 법률 제 6603호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이 제정되었다. 이하에서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에 의한 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보호와 그 문제점을 집어 보고자 한다.

 

II.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에 의한 디지털콘텐츠 제작자의 보호

  1. 개요

     가. 법해석의 기준

   먼저 법해석의 기준이 되는 입법목적을 살펴보자.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조는 “이 법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의 발전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그 경쟁력을 강화하여 국민생활의 향상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목적은 온라인디지털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보호의 범위를 해석함에 있어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 보호의 방식

   이 법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사업자의 부정경쟁행위를 규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제작자를 보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디지털콘텐츠 자체에 대한 권리를 설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 않다. 즉, 이 법은 “디지털콘텐츠” 자체를 보호하는 법이 아니다. 콘텐츠의 보호는 그것이 아날로그 형태이든 디지털 형태이든 저작권법의 영역에 속한다.2)


    다. 보호의 대상

   이 법에서 보호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디지털콘텐츠 가운데 정보통신망에서 사용되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제한된다. 그러나 이처럼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한정하여 특별한 보호를 해야 할 논리적 근거 내지 합목적적 근거가 있는지는 의문스러운 바, 이에 대하여는 뒤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2. 보호의 범위

가. 영업이익침해금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8조 제1항은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이 상당한 노력으로 제작하여 표시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그 온라인콘텐츠를 최초로 제작하여 표시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에 복제・전송하는 방법으로 경쟁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제 18조에서 금지하는 행위의 요건을 분설하여 보자.

   첫째,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이 제작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의 상당한 부분을 복제・전송할 것을 요한다. 무단복제・전송 행위가 침해행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복제・전송되는 부분이 원래의 디지털콘텐츠(이하 ‘원디지털콘텐츠’라 한다)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에 해당하여야 한다. 상당한 부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 것인가. 이는 이 법이 기본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리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의 연장선 위에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즉 이 법은 디지털콘텐츠 자체에 대한 배타적 지배권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사업자 사이의 부정경쟁행위를 규제하려는 것인 만큼, 상당한 부분인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그것이 원디지털콘텐츠 전부에 비하여 양적, 질적으로 상당한 정도를 차지하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무단 복제・전송된 부분이 경쟁사업자의 영업이익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요컨대, 상당한 부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래에서 살펴볼 영업이익침해 요건과의 연관성 하에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원디지털콘텐츠의 제작에는 상당한 노력이 투여된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의 노력이란 노동에만 한정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 상당한 양의 자본을 투하한 경우도 본 조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본다. 투하되는 노력은 상당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이는 당해 온라인디지털콘텐츠가 보호가치가 있느냐와 관련된 문제이다. 예컨대, 스캔프로그램을 통하여 그림파일로 읽어 들인 정도에 그치는 것이라면 보호의 가치가 없다고 할 것이다.

   셋째, 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영업에 관한 이익을 침해하여야 한다. 영업에 관한 이익침해란 부정경쟁방지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상 이익침해와 마찬가지의 개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영업상 이익이란 영업상 신용(good will)을 뜻하는 것으로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려는 ‘영업’이나 ‘이익’의 개념은 넓게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부정경쟁방지법과 관련한 사례로 도박, 매춘과 같은 공서양속에 반하거나 법률상 영업행위의 금지 또는 제한이 있는 경우 그 영업상 이익은 보호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가 있는 바,3) 이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 노력을 들여 제작한 온라인디지털콘텐츠라 하더라도 포르노물과 같은 음란물이나 사행성을 조장하는 콘텐츠의 경우는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본다. 영업이익침해를 침해행위의 요건으로 규정하는 것은, 이 법이 부정한 경쟁자가 무임승차하는 것을 규제하는 데 있는 것이며, 사적사용을 막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넷째, 온라인디지털콘텐츠를 최초로 제작하여 표시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5년의 기간이면 당해 디지털콘텐츠물에 대한 투자가 회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의 성격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 것인가.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배타적 지배권을 설정한 것이라면 그 권리의 존속기간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이 법은 배타적 지배권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권리의 존속기간이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이 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제작자의 영업에 관한 이익이 있는 한 언제까지든지 당해 영업에 관한 이익을 보호할 수도 있을 것이나, 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영업상의 이익보호 필요성의 반면에 있는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과 유통이라고 하는 또 다른 보호법익을 위해서 금지청구권 등의 행사에 일정한 제척기간을 두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구제수단

(1) 위반행위의 중지 및 예방청구권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는 제18조 제1항에 대한 위반행위로 영업에 관한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그 위반행위의 중지나 예방 및 그 위반행위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타인의 인적・물적 투자에 정당한 권한 없이 무단편승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비용과 노력을 투하한 디지털콘텐츠제작자가 직접 침해중지・예방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디지털콘텐츠제작자를 보호하고 디지털콘텐츠물의 제작에 투하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정된 지위를 확보해 줌으로써 아울러 인적, 재정적 투자를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침해행위의 중지 및 예방청구권에 대하여 살펴보자.

   부정경쟁행위가 있는 때에는 가해자에 대하여 그 손해의 배상을 시켜도, 부정경쟁행위 자체를 배제시키지 아니하면, 피해자의 구제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법은 부정경쟁행위의 중지청구를 인정하고 있다.

   중지 및 예방청구권의 성립요건을 분설하면, 첫째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 18조의 금지규정에 위반하는 행위가 있을 것, 둘째 이로 인하여 영업에 관한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을 것이 요구된다. 상법상의 상호권의 침해에서와 같은 ‘부정한 목적’이나 부정경쟁사의 고의・과실은 중지청구권의 요건이 아니다.4) 첫째 요건은 위에서 살펴보았으므로 여기서는 둘째 요건만을 검토해 보자.

   영업에 관한 이익침해는 현실적으로 발생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장래 중지청구권자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기서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가능성의 정도가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도 이 법과 마찬가지로 영업상 이익의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 부정경쟁행위의 금지청구권을 인정하는 바, 판례는 침해의 우려를 비교적 넓게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5) 이 때의 침해의 우려와 관련하여 영업상 이익이 침해될 ‘상당한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6)고 본 하급심 판결이 있는데, 참고할 만하다고 본다.

 

    (2) 손해배상청구권

 

   다음으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살펴보자.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요건으로 첫째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 18조의 금지규정에 위반하는 행위가 있을 것, 둘째 이로 인하여 영업에 관한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을 것이 요구되는 것은 중지 및 예방청구권의 경우와 동일하다.

   특이한 것은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요건으로 고의・과실을 따로 요하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 이 점에 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초래되는 손해액의 산정은 실제 극히 곤란하므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 제2항은 손해의 발생이 인정되나 손해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법원으로 하여금 변론의 전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II.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의 문제점

  1. 보호대상의 제한과 관련한 문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은 디지털콘텐츠제작자를 보호하여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정보의 디지털화를 촉진하여 정보의 활용성과 유통성을 촉진함으로써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국가 전체의 정보화 역량을 키우려는 본래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 보호대상을 정보통신망에서 사용되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한정하여 그 출발점에서부터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한정하여 특별한 보호를 해야 할 논리적 근거 내지 합목적적 근거가 있을 것인가. 디지털콘텐츠가 온라인을 통하여 사용되는 경우와 오프라인을 통하여 사용되는 경우를 달리 취급하여야 할 이유를 입법목적과 관련하여 굳이 찾아보자면, 오프라인을 통한 사용은 온라인을 통한 사용에 비하여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접근 가능성과 유통속도 및 그 활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정도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한 정보처리를 위한 데이터 방식으로 현재 상용되고 있는 유일한 형태가 디지털이고, 디지털화된 콘텐츠는 모두 인터넷이나 폐쇄통신망 등을 포함하는 모든 정보통신망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디지털콘텐츠제작자는 결국 온라인디지털콘텐츠제작자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그렇다면, 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보호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보호를 구별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설사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2조 제2호의 “정보통신망에서 사용되는 디지털콘텐츠”라는 의미를 현재 인터넷 등을 통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사업자를 예정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서비스라는 것은 디지털콘텐츠의 유통방식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일진대, 이러한 유통방식의 차이가 법적 보호의 가치 또는 보호 필요성의 차이를 가져와야 할 논리적 필연성 내지 법정책적 타당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특별법의 제정을 통하여 디지털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하고자 한 이유는 디지털화를 통하여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유발하여 국민경제의 향상을 가져올 뿐 아니라, 정보의 접근성을 증가시켜 정보가 보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활용됨으로써 정보가 가지는 사회 전체적 가치가 증대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고 국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데에 있었다. 요컨대, 법적 보호가치는 콘텐츠의 디지털화에 있는 것이지 정보통신망에서의 사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호의 대상을 온라인디지털콘텐츠에 제한해야 할 논리적 필연성 내지 법정책적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2. 손해배상청구권과 과실책임주의

   부정경쟁방지법은 제5조에서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부정경쟁행위로 타인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하여,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과실책임주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은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요건을 침해행위의 중지 및 예방청구권과 함께 규정하면서 따로 고의・과실을 요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특허법 제130조와 같은 과실추정 규정을 두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영업이익침해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있어서 과실책임주의를 포기한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이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상 온라인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보호는 부정경쟁방지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이것에 대하여만 무과실책임주의를 관철해야할 논리적 필연성 또는 정책적 필요성을 찾아볼 수 없다. 즉, 동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은 부정경쟁방지법 또는 불법행위법에서의 손해배상청구권과 그 법적인 성질이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도 고의・과실을 요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타인이 상당한 노력을 들여 제작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의 전부 또는 제작자의 영업에 관한 이익을 침해할 정도로 상당한 부분을 권한 없이 복제・전송하는 행위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행위라고 경험칙상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3. 침해의 우려와 손해배상청구권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 제1항은 제18조의 규정에 위반하는 행위로 자신의 영업에 관한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그 위반행위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영업에 관한 이익이 침해될 우려라고 함은 영업에 관한 이익이 침해될 상당한 정도의 가능성으로 충분하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즉, 침해의 우려란 침해가 발생할 상당한 정도의 가능성만 있는 상태이고 아직 침해가 발생하지는 아니한 상태를 일컫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와 같이 침해의 우려만 있는 상태에서 예방적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참고로 부정경쟁방지법 제5조는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손해를 가한 자”가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법론으로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중지 및 예방청구권과 분리하여 별개의 조항으로 규정하면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에는 ‘침해의 우려’를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4. 손해액의 직권인정문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 제2항은 “법원은 손해의 발생은 인정되나 손해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변론의 전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에 의한 손해액의 직권인정을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부정경쟁행위로 인한 손해액 산정의 곤란성을 해소하고 온라인디지털콘텐츠 제작자의 편의를 도모하려는 규정취지는 이해되나, 법원에 의한 손해액의 직권인정을 허용한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디지털콘텐츠제작자를 보호하는 것은 이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산업발전에 기여하게 된다는 공익적 성격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보호는 일차적으로 사익적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이러한 사적 이익조정법의 영역에서 분쟁당사자들은 상호 자신이 주장하는 권리의 성립요건 또는 항변사항 들을 주장하고 입증하여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점에서 손해액 추정규정을 두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손해액의 직권인정 규정을 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입법론으로는 동 조항을 삭제하고 손해액 추정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참고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손해액 추정규정을 살펴보자.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은 첫째, 침해자가 양도한 수량에 침해당한 자의 단위수량당 이익액을 곱한 것을 손해액으로 추정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법 제14조의2 제1항)

   즉,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한 자가 부정경쟁행위 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게 한 물건을 양도한 때에는 그 물건의 양도수량에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당해 부정경쟁행위 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없었다면 판매할 수 있었던 물건의 단위수량당 이익액을 곱한 금액을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의 손해액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손해액은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생산할 수 있었던 물건의 수량에서 실제 판매한 물건의 수량을 뺀 수량에 단위수량당 이익액을 곱한 금액을 한도로 한다. 다만,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부정경쟁행위 또는 영업비밀침해행위 외의 사유로 판매할 수 없었던 수량에 따른 금액을 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둘째, 일반적으로 침해자가 얻은 이득액을 일응의 손해액으로 추정하고 그 이득액 중 감액요소7)는 침해자가 반증토록 하여 입증책임을 분배하고 침해행위 유형에 비추어 침해자의 이득액을 피해자의 손해라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합당한 산정방법에 의함이 실무상 어느 정도 확립된 학설・판례의 경향이었는데8), 개정법 제14조의 2는 이를 반영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것이 있는 때에는 그 이익의 액을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받은 자가 받은 손해액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한다.

 

 5. 예방청구권의 인정요부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는 제18조 제1항에 대한 위반행위로 영업에 관한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그 위반행위의 예방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침해예방청구권이 인정되는 것과 그 규정형식의 면에서 궤를 같이 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디지털콘텐츠의 경우 그 복제에 소요되는 시간과 자본의 총량은 거의 영(0)에 가까우며, 침해행위 즉 무단복제행위를 위한 장비는 바로 일반적인 사무집기인 컴퓨터 등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침해가 있기 전에 이를 적발하여 예방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사 이를 적발하였다 하더라도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 이외에 따로 본안소송에서 예방청구권을 행사할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다.

 

IV. 맺는 말

  디지털콘텐츠의 제작은 정보의 효용과 유통성을 증대시키며, 공중의 정보에의 접근가능성을 높여 정보의 활용성을 제고함으로써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긍정적 기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콘텐츠산업은 21세기 정보화사회에 적합한 고부가가치산업이란 점에서 디지털콘텐츠제작자의 보호를 통한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육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물론 디지털콘텐츠도 현행 특허법, 저작권법,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상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동법에 의한 물권적 지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디지털콘텐츠는 등록절차를 요하는 특허법 등이나,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에 기초하여 창작성을 요구하는 저작권법 또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에 의하여 규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따라 타인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 및 자본을 투자하여 제작한 디지털콘텐츠에 무단편승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이를 이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부정경쟁행위 내지 불법행위가 구성되는 것으로 보아 디지털콘텐츠제작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 침해행위 중지청구권 등을 부여함으로서 디지털콘텐츠제작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모색하려는 시도가 있는 바, 최근 제정된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이 이러한 규정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만, 현행 온라인디지털산업발전법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몇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이는 바, 이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주)

1) 이상정 외 5인,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종합해설서” 경희대학교 위탁연구보고서(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2001. 5.) 8-9면 참조.

2) 이상정 외 5인, 앞의 보고서, 110면.

3) 대법원 1976. 2. 24. 선고 73다1238 판결

4)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31365, 31372 판결 참조.

5) 대법원 1980. 12. 9. 선고 80다829 판결 참조.

6) 서울고법 1996. 7. 5. 선고 96다7382 판결

7) 침해자의 이득 중 영업노력, 광고선전 등에 의한 이득은 침해자가 입증하여야 할 감액요인이며, 총 이득 중 상표의 기여율은 이론상으로는 피해자가 입증하여야 할 요인이다. 그러나, 부정경쟁소송의 특성에 비추어 상표의 기여율이 없었다는 점을 침해자가 주장·입증토록 함이 입증분배의 원칙에 맞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사법연수원, 「부정경쟁방지법」(2002), 45면)

8) 사법연수원, 「부정경쟁방지법」(2002), 46면.

 

Top